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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4-14 17:04
2011 종이나라박물관 선정작가 서정민 초대전- “삶” 그리고 순환
 글쓴이 : 종이나…
조회 : 6,346  
   http://`삶-그리고 순환`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 [1957]

홍경한(미술평론가, 월간 퍼블릭아트 편집장)
전시평론 중 일부 발췌


늘 하는 말이지만, 그런 만큼 확신할 수 있음을 자신하지만 작가에 대한 평가의 기준은 그 어떤 것들보다 창작의 결과 즉, 창작품에 있어야 함은 명료하다. 비록 우리네 현실이 참에서 벗어난, 이외의 주변 요소들을 더욱 중요한 판단의 잣대로 하고 지엽적인 영향이 지대한 환경에서 살고 있긴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언제나 예술적 진리는 보이는 것 너머에서 늘 구동되어 왔다는 것에 있다. 그의 이번 전시에 선보일 작품들은 기 언급한 조건들을 실체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다. 우린 이 자리에서 지난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고민했던 인고의 땀이 서린 노동력의 집산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서정민(학)은 이번 전시에서 동양적 정서가 베인 한지를 이용한 작업들을 연작으로 발표한다. 일일이 그리고 자르고 붙여 완성한 대작들과 소품들이 지난했던 세월을 배경 삼아 전시장에 내걸린다. 일단 그의 작품에서 전달되는 전체적인 조형미는 밝고 명쾌한 색을 토대로 중후하고, 부드러우며 낮지만 불분명하지 않은 톤에서 대조적으로 발현되고 있음을 체감케 한다. 마치 작은 픽셀처럼 구성되어 있지만 근본적으로 넉넉한 공간을 함유하는 것들에서 오는 깊은 여운은 서정민(학) 근작들의 미적 향유를 재론하게 되는 단초를 제공한다. 감각적인 차원에서 이것들은 대체로 서정성이 강하고 선백의 미와 여백의 미를 동반한 채 작가가 소요한 시간과 상등관계를 유지하며 밀접하게 호흡하는 양상을 갖는다. 하나하나 수를 놓듯 안착시킨 생성과 소멸, 그리고 재생의 아이콘들이 커다랗고 견실한 구성력을 도드라지게 하는 셈이다. 그의 여러 작품들을 접하며 문자 상호간의 비례 균형이 혼연일체가 되어 미묘한 조형미가 이루어지는 서예의 조형미를 소박하고 순수한, 격식 없이 생동적으로 꿈틀거리는 여러 무의식적 형상들로 재구성하는 그의 작업방식과 그 결과물을 목도하며 인(人)과 인(忍), 인(人)과 연(戀), 생(生)과 사(死)의 순연적 구조를 넘어선 인간의 본질이 투영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서예에 사용되는 묵이 비록 검정색이지만 농담(濃淡)·윤갈(潤渴)·선염(渲染)·비백(飛白) 등이 운필에 따라 여러 색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영묘(靈妙)한 결과를 낳는 것처럼 그의 작품에서도 올곧이 이어지고 있음을 읽는다. 그러나 인간 내면에 안주된 원초적인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뚜렷한 지향점 아래 산화시키는 서정민(학)의 작업은 시간을 무대로 켜켜이 쌓아올린 지난한 삶의 여백들, 또는 내적 심상의 세계로 향한 표상 등이 미로(迷路)를 빠져나와 그 궁극성을 암시하는 묘하고 신비스러운 여적(餘跡)으로 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서 또 다른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적 태도란 누구나 같을 수 없는 창의적 단초이기에 개인에 따라선 흔들림 없는 고유의 가치가 되는 반면 혹자에겐 번거롭고 거추장스러운 단편적 이론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미적 수용의 상태를 지나 효과적으로 구현된다면 예술가의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기본 조건이 됨과 동시에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꽃피울 수 있는 정신성의 축으로 드러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서정민(학)이 이어가는 작금의 작업들은 썩 올바른 방향에서 상정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군더더기를 줄이되 할 말은 다 한다는 것, 시간과 노력을 몇 갑절이상 해야 하는 고단한 작업이지만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의미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노골적인 두드러짐 대신 은유와 나지막한 읊조림으로 포용의 원칙을 고수한다는 것에서 그의 미적 수용 자세는 바람직하다 할 수 있다. 특히 종교적인 관념마저 유보시키지 않는 개념들이 그의 그림 속에서 이제 서서히 발화되고 있음은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토록 한다.

[이 게시물은 종이나라박…님에 의해 2011-04-16 16:13:29 특별전시에서 복사 됨]